
2017년 개봉한 영화 아이캔 스피크는 위안부 피해자 실화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지만, 단순히 과거의 아픔을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영화는 서울 시내 구청이라는 일상적 공간을 배경으로, 한 할머니와 공무원 직원의 만남을 통해 진짜 소통과 정의가 무엇인지를 질문합니다.
특히 직장인과 공무원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업무와 인간성, 제도와 진심의 균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얻게 됩니다. 본 리뷰에서는 영화의 줄거리와 주요 장면을 바탕으로,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직장인의 시각에서 분석해보겠습니다.
줄거리 요약: 민원왕과 9급 공무원의 만남
영화는 서울 구청의 신규 공무원 ‘박민재’(이제훈)가 배정된 부서에서 일명 ‘민원왕’으로 불리는 할머니 ‘나옥분’(나문희)과 마주하게 되며 시작됩니다. 옥분은 각종 민원을 제기하며 직원들을 곤란하게 만들지만, 그 이면에는 절실함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옥분은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요청합니다. 처음엔 무심했던 민재는 점차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되고, 옥분이 위안부 피해자이며 미국 의회에서 직접 증언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후 민재는 업무 시간 외에도 자발적으로 옥분의 수업을 돕고, 두 사람은 진심 어린 교류를 이어갑니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단순한 업무 관계를 넘어,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게 만듭니다. 결국 옥분은 미국에서 영어로 증언에 성공하고, 그 장면은 영화의 감정적 절정을 이룹니다.
공무원의 태도, 그 ‘작은 변화’가 만드는 차이
직장인, 특히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아이캔 스피크는 단순한 감동 영화가 아닙니다. ‘민원’이라는 소재는 우리 주변의 현실적인 갈등이며, 이 영화는 그 갈등의 해결이 제도나 시스템이 아닌, 개인의 태도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박민재는 원칙주의자이며, 매뉴얼대로 일하는 데 익숙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옥분과의 관계 속에서 ‘절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는 모든 공무원과 직장인에게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당신은 규정을 따르고 있지만, 그 안에 사람은 있나요?”
또한 영화는 직장 내 권위주의와 무관심에 대한 비판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초반 민재가 상사에게 충고를 받고, 동료들이 민원을 회피하려는 모습은 현실의 직장 환경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그 가운데에서 민재가 보여주는 작고 꾸준한 변화는 곧 ‘직업의 전문성’은 기술이 아닌 태도에서 온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말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한 ‘작은 실천’
옥분이 미국에서 영어로 증언하는 마지막 장면은 관객에게 강한 울림을 줍니다. 하지만 그 감동은 단지 역사적 발언 때문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말을 존중한 또 다른 사람의 도움 덕분에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이 영화는 "말할 수 있는 권리"를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그 말을 들어줄 사람"의 존재를 조명합니다. 결국 조직과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더 많은 말하기보다 말을 듣고 연결하는 태도를 기르는 데 있음을 알려줍니다.
직장인과 공무원은 수많은 시민과 마주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때론 민원은 귀찮고 반복되는 업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속에는 절박함과 사연, 혹은 변화의 시작이 숨겨져 있을지 모릅니다. 아이캔 스피크는 그런 ‘작은 실천’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를 따뜻하게 보여줍니다.
요약 및 Call to Action
아이캔 스피크는 단순한 감동 드라마를 넘어, 직장인과 공무원에게 공감, 태도, 정의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공무란 단순한 행정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일임을 일깨워줍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책상 너머에도 누군가의 용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당신은 과연, 들을 준비가 되어 있나요?